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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보

대답없는 아들에게 지혜롭게 대화하는 방법 (feat. 아이와 대화해야 하는 이유, 자기중심적 사고)

by keepgoingkeepthinking 202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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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들은 유치원에 다녀오면 재잘재잘 하고싶은 말도 많다던데,
우리 아이는 "유치원에서 어땠니? 즐거웠어?" 라고 물어도 대답이 없어요.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해서 대답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제 8살이 되는 우리 아이는 기본적으로 말이 없는 편입니다. 유치원에서 겪은 이야기는 아이의 입이 아닌 아이 친구가 그 엄마에게 이야기해서 그 엄마가 저에게 전달해주는, 우리아이의 이야기를 남의 입을 통해 들어야 하는 정도였습니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처럼 "아들이라 그런가보다", "엄마말을 귓등으로 흘려듣나?"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혹시 대화에 대한 경험이나 기술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게다가 아들과 장난감이나 노는것과 관련한 대화가 아닌, 일상대화를 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들에게 관심이 있는 대상이 아니면 대답이 나오지 않거나 다른 주제로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 이후로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를 거치며 지금은 아이와 유치원 하원 때 만나자마자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노하우에 대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Tip. 아이의 주의력을 뺏어가는,  외부자극을 최소화하자.

- TV나 영상이 켜져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기
- 장난감
으로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와는 대화하기가 어려움

 

  엄마조차도 TV에서 유퀴즈가 하는데 옆에서 아이가 뭐 물어보면 잘 못 듣고 대답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TV나 영상을 보고있는데 엄마가 대화를 시작한다면 귀찮고 대답하기 싫어지겠지요. 그렇다고 TV보고 있는 아이와 대화하겠다고 TV를 갑자기 꺼버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루 중 대화하기 좋은 시간을 찾아 그 시간에는 반복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도 연습과 습관이라서 자꾸 반복할수록 더 좋은 대화가 나오고 아이와의 유대관계도 좋아질 테니까요. 저는 유치원에 하원하면서 데려다 줄 때, 식사를 함께 할 때, 잠자기 전 독서를 끝 낸 후에 주로 대화를 나눕니다. 이때는 아이도 적당히 심심하고 별다른 외부자극도 없기 때문에 엄마와 아이 모두 서로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Tip. 아이의 이야기를 묻지 말고, 내 이야기를 해주자.

엄마: (아이가 겪은 일 묻기) 오늘 하루 어땠니? 즐거웠어?
아이: ...
엄마: (엄마가 겪은 일 이야기 하기)오늘 엄마가 길을 가다가 말이야. 정블리랑 똑같은 색깔 운동화 신은 친구를 봤어. 갑자기 정블리가 너무 보고싶더라. 
아이: 그 친구도 7살이었어? (대화 이어짐!!!) 

 

  아이에게 어떤 있이 있었는지, 유치원 생활에 대해서 물어보면 아이들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일이 너무 많아서 대답을 못하기도 하고, 딱히 인상깊게 기억나는 일이 없어서 대답을 못하기도 합니다. 우리도 하루종일 여러가지 일을 했어도 늘상 비슷한 일상을 보냈으면 "오늘 하루 어땠어?" 라는 물음에 "그냥 똑같았지 뭐."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이럴때는 아이의 이야기를 묻지 말고, 내가 겪은 이야기를 해주면서 아이와 공통 관심사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나의 하루 일과 중에서 아이가 관심을 보일만한 일을 찾아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됩니다. 엄마가 본 것, 들은 것, 했던 일 중에서 아이가 좋아할만한 일을 말해주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이렇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엄마가 오늘 정블리 주려고 딸기랑 또 뭐 사왔는데, 뭐 사왔을까?"

"정블리 데리러 오는 길에 엄마는 견인차 봤어. 고장난 차를 끌고 가더라."

"엄마는 오늘 점심으로 달걀볶음밥 먹었어. 정블리는 뭐 먹었어?"

 

 

Tip. 아이에게 질문할 내용은 구체적인 이미지를 넣어서 정하자.

- 오늘 하루 어땠어?   -> 유치원에 새로운 벽돌 장난감 들어왔다는데 어땠어?
- 태권도학원에서 뭐 했어?  -> 오늘은 1층까지 태권도 수련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기합소리가 정말 크던데?

 

  아이는 아직 어립니다. 충분히 사랑스럽고 가끔은 다 큰것처럼 어른스럽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도 하지만, 아직 대화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고 대화를 해본 경험도 부족합니다. 이런 아이를 이해하고 시작해야 엄마 마음이 상하는 일이 없습니다. 저도 첫아이를 키울 때에는 아이에게서 대답이 나오지 않고 아무말이 없으면 왠지 엄마인 나를 무시하나... 싶기도 하고 우리 아이가 사회성이 많이 부족한가... 하는 고민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세상을 10년도 살아보지 못한 우리 아이에게는 대화를 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엄마와 대화를 하는 경험을 자꾸 자꾸 쌓는것도 무척 중요하지요.

  권태기 커플의 대화를 생각해 봅시다. 이제 서로에게 큰 에너지를 쓰지 않는 그들은 서로에 대해 질문할 때 몹시 짧게, 대충 묻습니다.

"요새 회사는 다닐만 해?"

"그냥 똑같지 뭐."

"친구 미정이랑 뭐하고 놀았어?"

"그냥 커피마시고 얘기했지 뭐."

아. 쓰면서도 괜히 기분나빠지네요.ㅎㅎㅎㅎㅎ 아이에게 대화를 요청할 때는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합니다. 엄마의 애정과 관심만큼의 에너지를 쏟아서 아이의 하루 일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그에 대해서 물어야 합니다. 아이 유치원의 도서관에는 아직도 하마풍선이 있는지, 강당은 정말 크고 넓던데 거기서 오늘 수업을 했는지 등 아이가 엄마와 대화를 하면서 그 장면을 머릿속에 그림처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은 의미없는 대화도 괜찮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새도 가끔 의미를 찾기 어려운 대화가 오고갑니다.

엄마: 오늘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아이: (아주 다른 말) 엄마 왜 하늘에 구름이 뜨는 줄 알아?

  4~7세의 아이들은 아직 타인과의 관계에 익숙하지 않고 자기중심적 사고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자아중심적인 시기는 아이 스스로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로서 몹시 중요한 단계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가장 중요한 것이 "나"이기 때문에 밥 먹는 것도 나 스스로, 오래 걸리는 신발신기도 나 스스로 하고자 합니다. 엄마가 도와주려고 할 때 아이가 손으로 엄마를 척! 밀어내기도 합니다. 가끔은 "내"가 너무 소중한 아이들이 내 장난감도 "내 것". 네 장난감도 "내 것" 하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요. 자기중심적 사고는 어서 고치고 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시기를 거치며 아이들은 소중한 나의 존재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나의 능력에 대해서도 확인하면서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가지게 됩니다. 아이가 대화하던 것에서 갑자기 쌩뚱한 내용을 말한다고 하더라도 대견하게 바라봐 주세요. "아. 지금 우리 아이가 자아개념을 형성하는 중이구나.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나서 아이가 꺼낸 새로운 대화 주제에 공감해주세요.

 

 

아이와의 대화가 중요한 이유
사회성 발달, 아이 상황 및 수준 파악, 규칙 및 윤리전달, 어휘력 및 문장력 발달 등 다양합니다.
아이 발달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와의 지혜로운 대화방법 정리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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